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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써 다음 주면 졸업 피칭을 한다. 자신이 하려는 졸업작품을 소개하고 예고편 정도 보여주는 시간이다. 그리고 질의도 받고.. 2년간의 예술학교 공부를 마쳐갈 때쯤 친구가 물었다. 그래 , 거기서 무얼 배웠니? 이제 영화 만들 줄 알겠어?

라는 말에 잠시 말을 뜸들인다. 그리곤 나는 2년에 걸쳐 한 작품 한 작품 천천히 만났던 키아로스타미라는 감독을 떠올렸다. 여러 좋은 영화와 감독을 찾았지만, 마치 고흐를 발견할 때처럼 내 영혼을 울린 감독은 이 사람이 유일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고민을 하다 이렇게 대답했다. 아직 영화를 만들 줄은 모르겠는데, 좋은 영화와 그렇지 않은 영화를 구분할 줄은 알겠다고.

 친구는 미소를 씨익 지었다. 예전부터 나를 알고 지냈던 친구 녀석은 2년의 시간이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은가?라는 미소를 지어주었다. 좋은 영화를 이제야 알게 되었고, 영화라는 예술이 가진 의의를 찾은 지금, 영화라는 예술이 내 삶에 깊숙이 적셔진다는 게 무슨 의미일지 생각하는 요즘이다. 

아이들의 생활을 따라다니며 찍다가 아이들과 상황을 만들어가며(연기를 하며) 촬영을 해보았다. 아마 이 작업 내내 나는 키아로스타미 영화의 여러 장면들을 떠올리며 만들어 갈 것 같다. 참으로 어설프겠지만, 이번 작업은, 영화의 신은 내게 창조의 권리를 부여할지 운명을 시험하는 첫번째 작업대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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