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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자니아에 있을 때, 지방에서 근무하던 내게 다르에스살람이라는 수도는 무서운 곳이었다. 그 때 관리요원의 입장이었지만 나와 동갑이여서 한창 친해졌던 친구가 있다. 음리마니라는 큰 백화점에 혼자 기다리는 나를 태우러 탄자니아의 빡빡한 도로를 제치고 달려온 친구, 노을이 질 저녁쯤, 친구는 한국에서 발매된 노래라며 자우림의 스물다섯, 스물하나 노래를 들려주었다. 조금은 두려운 마음과 안도의 마음이 섞여 들은 이 노래는 그 이후로도 한동안 잊혀지지 않았다. 물론 들을 때마다 그 친구와 탄자니아가 떠오른다. 


 관포지교라 해야 될까? 미숙한 나를 늘 감싸주고 옹호해주던 친구, 이것저것 해보겠다고 서울을 갈 때면 늘 머리를 기댈 곳은 친구집이었다. 머리뿐 아니라 서로의 청춘을 감싸주고 실수를 함께 보내곤 했다. 이것저것 도전하는 나를 늘 응원하던 친구는, 이번에는 다큐멘터리다 하고 들고 나온 나를 보며 웃으며 말했다. 언젠가 고한벌과 함께 작업했다는 영광을 내가 가져가야지, 하며 흔쾌히 촬영을 도와주었다. 친구의 한마디 덕분에 다큐멘터리는 무사히 마무리되었다. 


 그런데 친구가 결혼을 한다 했다. 그렇게 마음이 허전할 수가 없다. 아직도 청춘처럼 미숙한 관중같은 나를 두고 포숙아가 떠나는 기분이었다. 그래도 그 어떤 친구보다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싶어 결혼식을 찾아갔다. 늘 섬세하게 주변사람들을 챙기는 친구는, 사회자의 신호에 맞춰 "신랑 입장~"하면서 하객에 앉아있는 나를 향해 고마워 입모양을 말하는 것이 아닌가, 여전히 바보처럼 다른 사람을 환대하고 챙기기 바쁘다. 이런 모습에 아내되시는 분이 반했겠지 싶었다. 나의 청춘을 고스란히 함께 해준 친구에게 이 글을 바친다. 남자에게 사랑한다는 말이 아깝지 않은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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