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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방학때 한일이 있다면 드라마 도깨비를 보았다는 것이다. 화면이 겹치게 보여서, 아픈 눈을 부여잡으며 볼 정도로 흡인력이 있었다. 철지나서야 본 드라마인데, 죽음에 관한 접근이 꽤나 흥미롭게 느껴졌다. 여러 종교관이 섞여있는 듯이 느껴졌는데, 충분히 죽음이라는 지점에서 어느 종교나 닿을 수 있는 것처럼, 내게는 기독교 관점으로도 충분히 해석할 여지가 많은 장면이 있었다. 영상에 관심이 좀 생겨서 그런가, 예전보다는 주변 사물이나 인서트 장면들이 무심코 한번더 보게 되었는데, 카톨릭 서적이 몇번 보이고, 상가의 십자가를 클로즈업하는 인서트 장면 따위들은 작가가 기독교 관점에서도 죽음을 고민했음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그 중, 눈물을 쿵 하게 흘리게 한 몇 장면들이 있는데, 메인 스토리와는 별개로, 신과 인간이 조우하는 몇 몇 장면들이었다. 여주인공 담임 선생님은 흔히 아이들을 무시하고 막말을 하는 적절한 못된 선생님이다. 그런데 삼신 할머니가 여주인공 졸업식에 찾아와, 여주인공에게 졸업을 축하한다고 안아주고는, 그 선생님을 향해 한마디 외친다. 


" 아가, 더 나은 스승일 순 없었니? 빛나는 스승일 순 없었어? " 


라고 아가라고 부르며 애정섞인 목소리에 담임 선생님은 영문을 모르겠다며 펑펑운다.


 그리고, 또 한 장면은 재미난 캐릭터로 자주 등장하는 김비서에게 공유가 잘 컸다며 고맙다고 하는 장면에서 비서가 모든 것에 고맙다고 인사하는 장면이었다. 이 장면들이 유독 애틋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우리가 신과 조우할때 꿈꾸는 장면들이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의 잘못이 밝혀질때, 신의 애정어린 질책에 우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우리의 공이 드러날 때, 신의 애정어린 격려 한마디에 또 역시 눈물을 흘릴 것이다. 이러한 것들이 신을 만날때 우리가 하고 싶고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죽음에 대해 외면하는 시대에, 신을 부정하는 시대에 적절히 흥미로운 드라마가 아니였나 생각한다. 나의 심히 외로웠던 시기를 함께 해주어 고맙기도 한 드라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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