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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달리 돈을 투자하는 몇몇 분야가 있는데, 그 중 늘 싼 것과 검소하게 보이는 의상(?)과 달리, 이어폰은 비싼 걸 쓴다.  소리에 예민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작업할 때도 필요하고, 음악들을 때도 이 이어폰이 없으면 듣기 힘들다. 그런데 서울에 갔다가 두달 전쯤 이 이어폰을 잃어버린 것이다. 잃어버릴 물건이 아닌데,, 아무리 찾아도 없었다. 가방 속을 샅샅이 뒤져봐도 없었다. 어디 대학교에 놔두고 온 것인가.. 


 그리고 그 다음주, 워크샵을 가는 길이었다. 급하게 이어폰이 필요해서 편의점에서 만원짜리를 샀다. 쓰기 힘들었지만 일단 그 이어폰을 썼다. 그리고 요즘 돈을 쓴 곳이 좀 많아서, 다시 비싼 이어폰을 살 경황도, 여유도 없었다. 그냥 귀는 까슬까슬했지만 만원짜리 이어폰을 썼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고속버스 안이나, 길을 걸으며 음악을 듣지 않게 되었다. 그렇게.. 이어폰을 잃어버렸다.


 이어폰이 참 그리웠다. 몇년동안 아껴서 쓰던 것이었는데, , 그리고 어느날 학교에 출근하려고 가는 길, 가끔 그런 일이 생기듯 이어폰은 가방 어디엔가 숨어있었다는 듯이 고개를 들고 나와있었다. 참 미스테리하다. 그렇게 샅샅이 찾아도 없었는데 어떻게 가방 속에서 툭 튀어나오는건지, 그것도 한달이 지난 지금에서야 말이다. 이어폰을 확 낚아채고는 음악 볼륨을 한껏 높여 음악을 들으며 산책을 했다. 가끔 잃어버린 것을 이렇게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고민을 하곤 한다.


 학교 주차장이 비좁아서 학교 맞은 편 아파트에 주차하곤 했다. 이제 그곳이 정이 들어서 경비 아저씨께도 주민인양 인사도 하고 쓰레기도 몰래 버리곤 온다. 짧게라도 학교와 떨어진 이 아파트에 주차할 때면 그리움도, 여유도 생기고, 우연을 가장하며 기도도 하곤 한다. 마치 이어폰을 잃어버려 무언가를 찾듯이 홀린듯이...출근길에 학교 주차장을 보니 선생님들도 다들 이제 출근시간이 늦어지는지 주차장 자리가 비어보인다. 이제 이 아파트에 주차하는 것도 이번주까지만 해야 할까 싶다. 가끔 잃어버린 것을 다시 찾을 수도 있을지 모른다는 막연한 희망 하나에 기대는 나의 모습에 지쳐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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