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탄자니아를 다녀오며 강하게 깨달은 것이 있었다. 탄자니아에 대한 상상과 몇십개의 시나리오가 단 하나도 안맞았다는 것이다. (심지어 직속 선배들로부터 들은 조언들도 무색할 정도로!) 내가 일하게 될 임지부터, 살게 될 집부터, 주의해야 할 현지인들과의 관계, 홈스테이 등등 그 어느것 하나 예측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연극은 늘 이렇게 펼쳐졌다. 내가 있는 챕터의 제목만 어설프게 보일 뿐, 그 안의 내용은 정말 하나도 예측할 수 없는 것이다. 대본을 받았는데 넘길 수 없는 배우의 기분이다. 대본의 겉은 반짝이며 나를 유혹하는데 그 내용은 알 수 없는.

 

 그럴 때 결정할 수 있는 조건들은 지극히 작은 한 두가지 우발적인 조건들일 뿐이다. 탄자니아로 굳게 마음을 먹게 된 이유는, 탄자니아라는 나라를 검색했을 때, 세렝게티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걸로 그 이외의 것들은 어떠한 희생도 치르겠다고 마음먹은 것 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 인생의 각 챕터에 해당하는 긴 모험을 감행하기 위해서는 결국 우발적인 한두가지 조건을 찾는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사람을 만날 때 느끼는 첫 인상과 느낌을 매우 중요시하게 여긴다. 마치, 노래를 듣는 전주 같은 기분이다. 마니아적으로 빠진 노래들은 대부분, 전주 세 네 마디만 들어도 느낌이 온다. 그리고, 결국 몇 분에 걸친 그 노래는 실망을 주지 않았다. 오히려 그 가수들의 노래를 더 찾아듣게 된다. 사람에 대한 모험은 이와 같다. 결국 그 사람에게서 들리는 몇 마디의 전주만을 듣고 선택을 해야하는 일인 것이다. 상황이 된다면야 온전히 그 사람에게서 풍기는 노래를 다 듣는 것이 이상적이겠지만, 그럴 수 없다면 , 다시금 전주를 듣는 수 밖에..

 

'2017 - 2018 청주 > 삶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끼다시, 내 인생  (1) 2017.06.18
슬픔은 나의 힘.  (0) 2017.06.13
모험과 전주.  (0) 2017.06.07
눈물.  (0) 2017.06.03
네가 좋아진 날.  (0) 2017.03.30
트리갭의 샘물  (0) 2017.03.28
댓글
댓글쓰기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