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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흐름은 참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흔한 시쳇말로 초등학교 선생님들은 3월에 아이들을 잡아야 한다고 말한다. 나도 썩 좋아하는 어구는 아니지만 기실 그 말 속에 담긴 의미는 3월달 한달은 선생님은 단호한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아이들에게 넣어주자는 의미이다.  문자 그대로 해석해서 가끔 조지는(?) 선생님들이 있어서 문제지만, 보통 3월을 잡는 이유는 12월이 되고 종업식이 다가올 때 쯤 허물없이 사랑을 퍼줘야 할 때가 오는데 그러기 위해선 어느정도 단호할 땐 단호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너희가 잘못되는 것을 용인하지 않는다. 기본적인 할 일을 잘 못하는 학생들을 허허 하며 웃어주지 않는다. 뭐 이정도이다.


 그러면 3월 한달은 긴장어리게 보내지만 점차 긴장이 풀리다가 12월엔 친구인가 싶을 만큼의 친밀함을 아이들과 지내게 된다. 그리고 나면 헤어질 이별의 순간이 온다. 찬란한 슬픔이라 표현해도 될만큼 교사는 매년 이별을 경험한다. 근데 이 흐름이 일주일도 똑같다. 개인적으로 나의 교직흐름은 그렇다.


 난 보통 월요일, 화요일날 힘든 수업을 넣어놓는다. 그리고 월요일, 화요일은 타이트하게 긴장감을 유지한다. 그리고 나면 수요일부터는 보건 선생님 수업도 있고, 체육수업에 오후에는 미술수업 아이들은 한숨을 돌리며 편하게 지낸다. 목요일은 더 그렇고, 금요일은 말할 수 없는 자유로움에 이유없이 우리는 설레한다. 그리고 아이들과 주말동안 이별을 한다.


 그런데 하루의 흐름도 비슷하다. 이 역시 개인적인 나의 교직흐름이다. 아침엔 잔뜩 인상을 쓰고 아이들과 하루를 시작한다. 수업 준비도 시키고, 전날 내준 숙제 점검에, 챙겨오지 않은 준비물에 화도 낸다. 아이들은 이렇게 긴장 어리게 하루를 시작하고, 점심을 먹고 끝날때쯤이면 어느새 웃음꽃이 핀다. 그리고 곧 우리는 또 헤어진다.


 그러고 보니, 우리 사는 흐름도 비슷하지 않던가? 규율과 사회를 배워야하는 긴장어린 학생의 시기를 지나, 점차 자유로워지는 대학생, 책임을 지지만 또 다른 기쁨을 발견하는 어른이 되고 세월의 황혼의 기쁨을(부디 그러길) 누릴 때면 어느새 또 이별을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신은 이 흐름을 모든 부분에서 비슷하게 창조하신 것 같다. 


 " 유한함 " 이란 이름으로 말이다.  그 유한함 앞에 세상의 엄정한 집행 앞에 무력한 눈물을 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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